사람들은 컴퓨터를 사용하다 고장 나서 고칠 수 없게 되면 새로운 것을 산다. 이때 어떤 사람은 못쓰게 된 컴퓨터를 미련 없이 통째로 버리되 어떤 사람은 쓸만한 부품들을 떼어내 보관하고 어떤 사람은 전체를 당분간 버리지 않는다. 그것이 혹시나 고쳐지지 않을까 또한 나중에 필요할 때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못하거나 쓸모 없는 것은 미련 없이 내다버린다. 또한 새 컴퓨터에서 부품을 뜯어내 헌 컴퓨터에 붙여 사용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마찬가지로 새 옷의 한 부분이 필요할 때 헌 옷에서 좋은 부분을 뜯어 새 옷에는 붙이지만 헌 옷을 위해 새 옷에서 필요한 만큼을 뜯어 헌 옷에 붙이는 사람도 없다.

 

이 비유에서 새 옷이라는 것은 한 영혼이 거룩에 이르렀기에 새 옷을 입을 것을 예표한 것이다. 그러므로 거룩하고 신령한 공동체에 거하는 영혼들은 나중에 그리스도의 심판대에서 그리스도와 같은 혹은 통하여 거룩하고 신령한 육체를 입는다. 반면 헌 옷은 그가 거룩에 이르지 못하였기에 세상에서 죄가 가득 찬 그 옷을 입고 있음을 예표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자신의 안에 거하는 선악을 따라 말하며 행하고도 자기의 생각에서 의로 돌이켜 거룩에 애쓰지 않은 영혼들은 한 몸에 거할 수 있는 그 옷을 입지 못하리니 그것은 그가 거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그리스도의 법적 심판대에서 온전케 되는 곳이나 어두운 곳이나 유황불 못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헌 것에 대한 미련이 있는 사람은 그것이 비록 헌 것이요 고장이 났어도 혹시나 고쳐질까 기대하며 쓸만한 것들은 끝까지 이용해보려고 애쓰다 도저히 쓰지 못하게 될 것들은 결국 버린다. 하물며 아버지께서는 영이 가난한 자와 자기자신 안에 거하는 그 죄를 애통하는 자에게는 진리를 베푸시어 거룩으로 이끄시되 꺼져가는 등불도 끄시지 아니하신다. 또한 자신의 살과 피를 아끼지 않은 아들께서도 한 영혼을 한 순간에 끊어내지 아니하시고 한 번 두 번 세 번의 기회를 주신다. 그러므로 한 몸에 있어야 할 자가 있고 있어야 되지 않을 자가 있으니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어떤 나라에 목욕탕이 오직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목욕탕주인은 마음이 선하기에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공짜로 목욕탕을 이용하라고 허락했으되 그 소식을 듣고도 어떤 자들은 목욕탕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으니 근질거리는 온몸을 깨끗이 씻기보다는 오직 노는 데만 정신이 팔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등과 몸의 이곳 저곳을 긁고 있던 자들 중에 오직 깨끗하게 씻기를 원하는 자들만 목욕탕으로 향했다. 이에 목욕탕 주인이 세상에서 부름을 받은 자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여러분이 깨끗하게 목욕을 마치도록 깨끗한 물을 충분히 준비해두었으며 목욕을 마치고 나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속옷과 정장을 선물로 주겠습니다. 그러나 목욕을 원치 않는 사람들은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스스로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주인의 말을 듣자 어떤 사람은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샤워 후 물속에 들어가 몸을 불린 후 마음을 다해 땀 흘리며 때를 밀었다. 그러므로 주인은 그가 목욕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옷은 벗었으나 목욕은 하지 않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술 담배를 하며 진실한 목욕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주인은 목욕탕을 더럽히고 있는 그들에게 즉시 나가라 하지 않고 한참을 기다렸으되 그래도 목욕을 시작하지 않자 이곳은 재미있게 노는 곳이 아니라 목욕하는 곳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조금만 있다 하겠다고 말한 후 이것은 목욕비라며 주인에게 돈을 내고 등과 몸을 긁어댔다. 그러나 주인은 더러운 돈을 받지 않고 다시 한참을 기다렸으나 여전히 시작하지 않았다. 이에 주인은 이번에도 나가라 하지 않고 한참을 기다린 후 동일한 말을 해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등과 몸을 긁으며 사람들을 목욕탕에 많이 데려오겠노라 했다. 이에 주인은 다시금 한참을 기다렸으나 심지어 그들은 목욕탕 밖에 나가서 놀다 묻힌 더러움까지 가지고 들어왔으되 그래도 쫓아내지 않고 한참을 기다린 후 이제는 마지막으로 동일한 말을 해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목욕을 시작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목욕비도 많이 내고 사람들도 많이 데려왔으니 우리에게도 저 선물을 달라며 등과 몸을 긁어댔다. 그러므로 결국 주인은 그들에게 목욕탕에서 나가달라 했으나 그들은 세상으로 나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왜 우리를 내쫓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네?”

 

이처럼 모든 사람은 선악으로 인하여 다 죄인이기에 거룩에 애쓰는 자다. 그리스도의 피로 영이 거듭난 후 이 땅에서 그의 한 몸에 거하는 자들은 더욱더 그러하니 그것이 바로 아버지의 뜻이요 중생한 영혼들이 두렵고 떨림으로 이루어가야 할 온전한 구원이다. 그러므로 한 영혼이 아무리 불의한 죄인이라 하여도 그가 거룩에 이르고자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온 힘을 다하는 자에게는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새 옷을 십자가에서 그에게 입혀주신다. 그리하여 마지막 때에 거룩하신 신랑이 한밤중에 돌아왔을 때 영과 혼과 육이 거룩한 영혼들을 맞이하시니 십자가를 의지해 거룩에 이른 그들이 결국 그 새롭고 하얀 옷을 입고 어린 양의 그 혼인잔치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똑같은 죄가 자신의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오늘이요 내일은 내일이라 하면서 거룩에 힘을 쓰지 아니하는 자들이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와 세상이 어찌 평화를 이루며 그리하여 거룩한 한 몸이 믿지 않는 자들과 멍에를 같이하며 깨끗한 한 몸이 더러운 자들과 함께하며 의로운 한 몸이 불의한 자들을 따를 수 있으리요? 결코 그럴 수 없음은 그렇게 되면 그리스도도 믿는 자도 거룩한 자도 의로운 자도 함께 더럽고 불의하게 변하기 때문이니 공동체내에서도 음란한 자들은 교제와 먹고 마심으로 누룩을 퍼뜨린다. 또한 거룩한 공동체에 한 영혼이라도 더러운 자가 있을 때에는 그리스도께서도 기쁨에서 슬픔으로 변하신다. 그러므로 아버지의 뜻을 원치 아니하고 거룩에 애쓰지 않는 자는 공동체에서 내쫓는 것이 옳으니 그런 자가 바로 옛 옷을 입은 자다.

 

결국 그가 목자든 양이든 마음속에 죄가 있음에도 자기생각을 회개치 않고 계속 그 길을 걸어가는 어리석은 자와 자기의 불의를 드러내는 의로운 자와 세상과의 간음에서 돌이키지 않는 음란한 자와 거룩을 자기 힘으로 이루려 하는 교만한 자에 대하여는 주님께서 자신의 손을 펴시어 이 땅에서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그 거룩하고 신령한 공동체로 이끄시지 아니하신다. 아버지께서 오히려 종들에게 가리도록 명하시니 강한 자들은 지존자의 은밀한 곳이 이 세상에 있음을 알지도 보지도 못한다. 반대로 그가 아무리 못생기고 연약한 자라도 신실한 영혼과 깨어있는 영혼은 그들이 어디에 거할지라도 찾아내시어 독수리의 날개로 업어 광야의 피난처로 불러내신다. 하지만 그가 누구라도 그 장막 안에서 다시금 강해질 때에는 바람난 여자의 그 음욕을 재워줄 수 있는 남편이 없으니 그가 원하는 곳으로 가도록 그리스도께서도 자신의 뼈와 살에서 그들을 놓아주신다.

 

“생베 조각을 낡은 옷에 붙이는 자가 없나니 이는 기운 것이 그 옷을 당기어 해어짐이 더하게 됨이요”

 

 

새날

푸른 애벌레의 꿈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우물가의 여인처럼

나 오직 주님만을

나의 죄를 씻기는

내 너를 위하여

광야를 지나며

당신께 가까이

더 아름답게

촛불 예배

시 18편

주의 피

너는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