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자손인 유대인들은 옛 언약과 함께 사람을 거룩하게 하는 신령한 율례와 계명과 법도를 그리스도의 십자가보다 먼저 받았다. 하지만 사람은 육신이 연약하니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그것을 다 지키지 못한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유대인들에게 내려주신 옛 언약은 반드시 율법을 완성하는 자에게 이루어지는 것이니 유대인이 만일 그것을 완성하지 못하면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처음 들어오셨을 때 자녀 됨의 언약이 성취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아버지께서는 거룩한 자녀를 얻으시지 못하시니 구약의 경륜은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생명을 주시기 원하시니 한번 세우신 뜻과 계획은 반드시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변함없이 오직 아들을 통하여 이루어가신다. 그러므로 십자가의 거룩한 피가 없었던 그리스도전의 할례 받은 유대인들은 자신의 온 마음과 힘과 정성과 뜻을 다해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둘째하늘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려주셨던 그리스도께서 거룩에 자신의 마음과 믿음을 두고 애쓰는 영혼의 그 간절한 마음을 보시고 순한 짐승의 피와 속죄제물을 통해 도와주셨다.

 

결국 할례 받은 유대인들 중에 거룩에 이르고자 마음을 드린 자들은 거룩한 제물을 먹고 마시며 거룩에 애썼으니 자신이 지키지 못하던 법도와 계명을 하나씩 이룰 수 있었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죽기까지 순종하므로 더 이상 가인과 같은 인간의 의와 피가 아니요 아벨과 같이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하는 그리스도의 피를 몸의 산 제사로 아버지께로 올려드리므로 그 거룩의 완성으로 나아갔다. 그러므로 그들이 바로 성전에 거하며 사람의 유전과 규례에 따라 의문의 율법을 지키므로 아버지와 원수가 된 독사의 자식들이 아니요 오히려 그들에게 죽임을 당한 구약의 선지자들이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처음 오셔서 십자가에서 부활하셨을 때 무덤들이 열리며 구약의 거룩한 자들도 함께 부활하여 거룩한 성에 들어가므로 옛 언약을 성취했던 것이다.

 

한편 그리스도의 십자가 이후의 이방인들은 신령한 법도와 계명과 율법보다 십자가의 은혜를 먼저 받는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께서 자신에게 주신 신령한 율법과 새 계명을 십자가에 담아 오직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을 따르는 자들에게 새 언약과 함께 주신다. 그러므로 거듭남의 은혜를 얻은 이방인들 중에 그 소중한 마음을 가지고 새 언약의 소망과 믿음을 가지고 아버지의 뜻에 이르기 원하는 자들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며 자신이 그리스도께 받은 거룩하고 신령한 것들을 지키고자 애쓴다.

 

그러나 이방인도 할례 받은 유대인처럼 육신이 연약한 것은 마찬가지이니 거듭난 이방인도 그것들을 완전히 다 지키지는 못한다. 하지만 구약의 유대인들을 도우셨던 그리스도께서 신약의 이방인들도 도우시니 그가 아버지의 뜻을 이루어드리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과 믿음을 보시고 이제는 더 이상 순한 짐승의 피가 아니요 십자가의 산 제사로 율법의 요구를 다 이루신 거룩한 생명이 있는 자신의 살과 피로 도와주신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아버지의 신령한 율법이요 나중에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유대인과 달리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오직 인자를 의지하며 자신의 마음과 힘을 다한 이방인도 스스로는 신령한 법도와 새 계명과 율법을 지킬 수 없었으나 이제는 인자의 살과 피를 힘입어 하나씩 이루며 나아가게 된다. 그리하여 십자가의 거룩한 산 제물을 의지해 거룩을 이루어가던 이방인도 유대인과 동일하게 죽기까지 순종하는 그 마지막의 완성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즉 이방인도 더 이상 인간의 의와 가인의 피가 아니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드리므로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실 때 새 언약을 성취하므로 그 영광의 자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이 거룩에 이르는 것은 그리스도의 전에도 이와 같고 그리스도의 이후도 이와 같으니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모든 자들이 자신의 마음과 믿음을 오직 아버지의 뜻에 두고 율법을 지키고자 애쓰며 계명과 법도에 순종하려고 힘을 다한다. 그러나 육신을 입은 사람이 지키지 못하는 것이 분명히 있으니 그것들에 대해서는 오로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힘입는 자만이 완성시킬 수가 있다.

 

이에 아버지께서는 아들인 그리스도를 의지해 그것을 완성한 자에게는 그의 의롭다 함과 거룩하다 함을 말씀하시며 또한 인정하신다. 그리고 그 칭함과 인정은 좌우로 흔들리는 사람에게서부터 나는 것이 아니요 오직 한 분 신이시며 모든 생명의 근원되신 절대 의로우시고 거룩하신 분께로 얻는 칭함과 인정이다. 그러므로 의롭고 거룩하다는 칭을 아버지께로 받은 자들은 이 땅에서도 오직 아버지의 참된 아들과 딸의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 그러나 그 칭함과 인정을 받지 못한 자들은 그 누구도 또한 인간의 어떠한 노력과 의로도 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사람이 생명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선 자기의 생각과 의에서 돌이키는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으니 생명이라는 것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요 싸우며 유지되고 이기고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룩한 육체의 부활에 유대인과 이방인의 구별이 있을 수 없으니 고난에도 구별이 없다. 그러므로 자기의 생각에서 돌이켜 의를 따르는 자들은 아버지의 원수와 그가 공중권세를 잡고 불의와 죄악으로 이끌어가는 이 세상에게 고난도 함께 받는다. 그리하여 그것이 바로 구약의 유대인과 신약의 이방인가운데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며 하늘의 푯대를 소망하는 자들에게 동일하게 임하는 환난과 곤고와 핍박과 기근과 적신과 위험과 칼의 실제적 고난이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마지막 때에 십자가의 복음을 완성하시니 죽기까지 순종한 유대인에게 옛 언약을 이루어주셨던 것처럼 그와 같은 이방인에게도 새 언약을 신실하게 이루어주신다. 또한 씨를 뿌리고 땀 흘린 후에는 열매를 얻고 고난 후에는 반드시 영광이 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새 언약을 믿고 소망하며 자기의 생각에서 돌이키고 세상에서 나와 의를 따른 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두 번째로 들어오실 때 거룩한 육체를 입고 비밀의 경륜에 이르므로 그 영원한 약속을 성취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이 첫째하늘과 땅이 유황불 못으로 변하는 그 천년왕국의 끝에 아버지께서 기다리시는 영원한 본향 셋째하늘로 올라가기 전에 율법의 일점 일획이라도 반드시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지게 되는 것이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이라도 반드시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