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자한 왕이 자기의 백성들을 위해 공평하게 큰 은혜를 베풀었다. 게다가 보잘것없는 백성들을 크게 여겨서 한 명 한 명에게 마음을 두고 큰 상급을 준비했다. 하지만 왕은 아무에게나 상급을 주는 것이 아니요 오직 자기의 말을 듣고 따르며 자기의 뜻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한 자에게 주고 싶었다. 그러므로 모든 백성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들들은 어리다가 장성한 나무 같으며 우리 딸들은 궁전의 식양대로 아름답게 다듬은 모퉁이 돌과 같으니 이런 복된 백성이 되도록 너희의 뒷마당에는 한 그루의 극상품 포도나무가 심겨져 있노라. 그런데 그 나무는 5년 동안 마음을 다해 가꾸면 깨끗한 포도를 맺을 것이되 다른 곳에 마음을 두고 가꾸면 사람이 먹지 못할 신 포도를 내겠노라. 그러므로 5년 후에 깨끗한 열매를 맺은 자는 나에게 무슨 심판의 말을 들어도 요동치 아니함은 그의 마음이 나에게 있었기 때문이요 신 포도를 맺은 자는 마음이 다른 곳에 있었으니 내게 무슨 심판의 말을 들어도 요동할 것이니라.” 왕의 말을 듣자 첫째 사람은 자신이 왕에게 받은 은혜가 큰 것임을 깨닫고 자신의 마음을 왕에게서 한 순간도 떼지 않았기에 깨끗한 포도가 맺힐 것을 믿고 오로지 왕의 뜻만을 이루어갈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에게는 5년이라는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갔고 그의 나무에서는 깨끗한 포도가 맺혔고 그의 옆에 있는 나무들도 좋은 열매를 맺었다. 반면 둘째 사람은 자신이 받은 은혜를 일년 만에 잊었으니 그의 마음은 세상으로 빠졌다. 또한 우리 왕은 무엇이든 크고 많은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자기의 뒷마당을 점점 크게 넓히면서 그곳에 수많은 포도나무를 심고 열심히 일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하는 이 모든 일들을 나의 왕이 다 인정해주실 것이라는 마음을 품었으나 많은 일들을 행하느라 정작 자기의 뒷마당에 있는 자기의 포도나무를 깨끗하게 가꾸지 못했다. 그러므로 그의 나무는 5년 후에 신 포도를 맺었으며 또한 그가 가꾼 다른 포도나무들도 전부다 신 포도를 냈다. 이제 5년이 지난 후 두 사람은 공히 심판을 받으러 왕의 앞으로 나갔다. 이에 왕이 첫째 사람에게 심판의 말을 할 때 그는 비록 떨렸으나 왕이 무슨 말을 해도 그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고 기뻐했으니 자신의 마음이 오직 왕에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왕의 말대로 순종하며 일한 만큼 받은 자신이 상급에 대해 감사하며 왕의 모든 결정을 인정했다. 반면 둘째 사람은 심판의 말을 들을 때 자신이 이룬 일이 많았기에 기대가 컸으나 왕이 무슨 말을 할 때마다 그의 마음은 이리저리 요동했다. 그러므로 그는 자신이 불순종하며 열심히 일한만큼 받은 그 심판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와 같이 아버지께서는 사람에게 한 번의 죽음과 한 번의 심판을 정하셨으니 모든 사람의 영혼은 자기가 거하던 그 육신의 장막에서 벗어난 후 자기가 행한 대로 생명의 상급이나 사망의 상급을 받기 위해 둘째하늘의 낙원에 계신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그때 자신의 심판대 앞으로 나오는 모든 영혼들에게 비와 창수와 바람과 같은 심판의 말씀을 의롭고 정직하게 전하신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피를 얻은 후 자기의 생각에서 돌이켜 그리스도를 따르며 받았던 생명의 말씀거룩한 진리에 순종하므로 거룩을 이룬 영혼들은 그 심판대에서 그리스도께로 어떠한 심판의 말씀을 받더라도 요동치 않고 굳게 선다. 그것은 그들이 크고 많은 일을 행했기 때문이 아니요 자신이 받은 그 십자가의 크신 은혜를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빼앗기지 아니하고 늘 그 첫사랑을 마음에 간직하고 자신의 영과 혼과 육의 거룩에 애썼기 때문이다. 즉 아버지의 뜻에 이른 영혼은 그리스도 앞에 설 때에 자신의 믿음이 그리스도께 있음을 알기에 그리스도께서 어떠한 말씀을 하실지라도 그의 마음이 요동치 아니하는 것이요 또한 그리스도의 그 말씀에 그가 자신을 비추어 그 심판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에서 요동치 않는 영혼에게는 거룩한 육체의 상급이 주어지니 그는 다시는 무너지지 않는 그 영원한 집으로 들어가 영광의 자유를 누리며 그리스도를 따라 성소로 들어가 아버지의 얼굴과 영광을 뵈오며 영원토록 아버지를 섬기게 된다.

 

반대로 십자가를 통한 거룩을 믿노라 하면서도 육과 세상을 따르므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다 이루신 그 일을 이루지 못하고 심판대에 서는 영혼은 그리스도께로 그 어떠한 말을 들어도 그의 마음이 요동친다. 또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 마음을 깨끗하게 하라는 그리스도의 심판도 받아들이지 못함은 그 심판의 말씀에 자기자신을 비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의 마음이 그리스도와 아버지의 뜻에 없었음을 돌아보지는 못하고 심판대에서 오직 자기가 마음 없이 행한 것에 대해 상급을 달라하는 자들도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 어두운 곳에 들어 간 후 나는 예수이름으로 모든 것을 행했는데 내가 왜 여기에 있는가 하며 불평불만 한다. 그리하여 이 땅에서도 말씀으로 육신의 혼의 생명을 끊지 못하고 온전케 되는 의인의 과정에서도 자기의 생각과 의를 돌이키지 못하는 그 어리석고 교만한 자들이 그 어두운 곳에서 영원히 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육에 있을 때 이미 불의와 죄를 돌이키라는 거룩하신 영의 책망도 받았던 자들이요 이미 말씀도 알고 있는 자들이니 이 어두운 곳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는 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마음을 썩어질 육과 헛된 세상에서 돌이켜 말씀에 순종하며 거룩을 이루어가기보다는 자기의 뜻과 계획을 이루어가며 자신이 높아짐을 놓지 못했다. 또한 불법을 행하며 비록 내가 육과 세상을 놓지 못할지라도 내 안에 죄가 거할지라도 내가 행하는 일들을 아버지께서 다 인정해주시리라 하며 오히려 그것이 믿음이라고 생각하면서 나갔던 어리석은 자들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심판에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또한 자신의 행위를 비추어보는 자들은 어리석은 자들과 함께 그 과정으로 들어가지만 서서히 자신의 어리석음에서 돌이킨다. 그러므로 그들은 결국 말씀에 순종하므로 마음의 깨끗함과 거룩을 이루고 그곳에서 나온다. 그리하여 아버지의 뜻대로 온전케 된 그 영혼들이 셋째하늘에서 아버지의 의로운 백성들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영혼들이 여기에 속하는 것이 아니요 단 한 말씀에라도 순종했던 자여야 하니 오직 그의 심령이 아직까지 그리스도의 피를 붙들고 있어야 하며 그가 이 첫째하늘에 있을 때 자신의 마음을 다해 말씀에 순종하며 거룩에 애쓰되 그리스도께서 심판하실 때에 거룩하지 못한 자가 이에 속한다. 그리하여 이 땅에서 아무리 크고 많은 일을 행했을지라도 죄인을 온전히 거룩하게 하는 그 십자가의 능력과 공로를 믿고 의지하지 못하는 자들은 모든 행위들이 다 헛된 것이니 그가 어리석은 자들과 함께 그 과정 속으로 들어가되 순종으로 혼이 온전케 되어 아버지의 백성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심판대에서 그러한 심판의 말씀을 받을 때 요동치 아니하려면 그리고 그때를 위하여 이 세상에서도 사람과 육과 세상에 떠밀려 요동치 아니하고 오로지 진리로 거룩을 이루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하리요? 사람은 무엇을 듣고 행하기까지는 오직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사람은 말씀을 들었을 때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바로 순종으로 옮기는 자에게 거룩의 복이 있다. 그러나 말씀을 듣고도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거룩을 이미 그의 마음에서 놓았거나 아니면 게을러서 그것을 행하지 아니하는 것이니 그러한 자들은 그대로 무너지는 심판이 이른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연고요”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